지난 6월 1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던 40대 여성이 투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전 11시경 의자를 들고 홀로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여성은, 12층에 내린 뒤 복도에서 의자를 밟고 투신한 걸로 추정됐다. 슬리퍼만을 남겨둔 채 유서도 없이 사망한 여성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신정미(가명) 씨로 확인됐다.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2년 동안 보살펴왔다고 알려진 정미 씨. 투신하기 전 친오빠에게 백만 원을 빌려달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활고나 우울증에 시달린 그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이어졌다. 남은 가족들조차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그녀의 죽음. 그런데 유일한 단서인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 남편이 이렇게 된 건, 다 권사님 때문에 그래요. 은사를 못 만나서 그런 건데, 지금도 안 늦었어요.” - 선교사 이 씨 그녀의 휴대전화에는 ‘선교사 이 씨’라는 남성이 등장하는 300여 개의 음성파일이 남아있었다. 2년 전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종종 한 기도원을 방문했다는 정미 씨.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녀는, 지난해 6월 기도원의 외부 부흥강사로 나선 이 씨와의 첫 만남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그와 나눈 대화 음성 300여 개를 모두 휴대전화에 보관해 뒀다고 한다. 이 씨는 국내에서 30개의 교회를 개척해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다. 10년 전 돌연 캄보디아 선교사로 떠나더니, 그곳에서도 13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등 ‘선한 사역자’로 알려진 이 씨. 특별한 기도의 힘으로 영적인 능력도 뛰어났다는 그가, 첫 상담 당시 정미 씨에게 했던 “아직 늦지 않았다”라는 말의 의미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