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이자 치유의 힘을 가진 한 어머니가 있고, 그녀와 오랜 세월을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아들이 있다. 모자 간의 이런 공간적, 심리적 거리는 아들의 어린 시절에 발생한 어떤 사건에서부터 연유한다. 어느 날 매부리가 되어 살아가던 아들에게 한 여기자가 찾아오고, 그녀의 출현은 모자의 재회로 이어진다. 어머니, 아들, 기자, 이렇게 세 인물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는 는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마치 베일에 가려진 듯한 분위기를 중반까지 가져가며,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각 인물의 사연을 수수께끼 풀 듯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지극히 설명을 아끼는 영화다. 그렇기에 말미에 비로소 밝혀지는 내막은 더욱 크게 공명한다. (1984), (1985)에서 꽃다운 소녀였던 제니퍼 코넬리(어머니 역)의 무르익은 연기,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 쓰라린 인간사가 한데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내는 영화로, 2009년 베를린 황금곰상에 빛나는 (2009)의 감독 클라우디아 로사의 세 번째 장편 극영화다.